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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글쓰기55

계몽에서 정치로 '나를 계몽시키려 들지 마라' 오늘날 많은 이들이 새로운 사회적 변화를 받아들이는 태도는 위의 한 줄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최근 주호민 작가가 자신의 트위치 방송에서도 언급했듯이, 많은 이들이 '도덕적 우월감'에 사로잡힌 이들의 상대를 '미개'하다고 규정하는 '계몽'적 태도에 분개함을 느끼는 듯 하다. 이러한 현상은 보편적이다. 페미니즘에 대해 나를 가르치려 들지 말라는 많은 청년 남성들의 불만을 우리는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사실 계몽에 대한 비판은 이런 방향에서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탈식민주의자들은 비서구에 대한 서구 지성의 계몽적 태도가 갖는 폭력성을 비판해왔다. 계몽에 대한 다양한 비판과는 별개로, 탈이데올로기화된 현대의 냉소적인 사회는 '반계몽'이랄만한 태도의 토양이 되었다. 이데.. 2020. 9. 19.
회귀하는 48년 - 좌우익의 '정통론' 비판 1948년은 한국 역사에서 아주 중요한 기점이다. 5.10 총선거를 통해 남한만의 단독정부 수립이 확정되었고 남한만의 단독정부인 이승만 정부가 수립되었다. 북한에서도 9월 9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수립되었다. 한편 남한에서는 2.7 구국투쟁, 4.3항쟁, 여순항쟁을 통해 단독정부수립과 정부 방침에 반대하는 산발적인 항쟁이 있었고 이에 대한 폭력적인 진압이 이루어졌다. 1950년 6월 한국전쟁이 개전하기 이전에 이미 제주와 전남에서 수 만명의 인명이 살상되었다. 북한에서는 정부수립 이전 이미 토지개혁과 종교탄압, 우익탄압으로 많은 이들이 남한으로 이주해왔다. 48년 체제의 탄생은 남북 양쪽에 좌우익 극단의 정치가 자리잡도록 했으며 아주 오랜 기간동안(북한의 경우는 여전히) 정치적, 사상적 자유를 제한했.. 2020. 9. 1.
자연을 위한 사회주의 기후위기, 환경문제는 이미 우리를 덮쳤다. 30일이 넘는 장마를 통해 우리는 기후변화가 머나먼 문제가 아님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정치권 차원에서는 특별한 반응을 보이는 것 같지 않다. 정부의 '그린뉴딜'안에는 석탄화력발전소를 짓는다는 계획까지 포함되어있어 오히려 후퇴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심증을 들게한다. 일부 기술만능주의자들, 특히 대표적으로 일론 머스크 같은 경우에는 기술개발을 통해 기후변화를 해결할 수 있다는 식으로 설명하곤 한다. 특정한 기술들, 탄소포집 같은 경우에는 기후변화를 늦추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과연 기술이 우리를 구원해줄 수 있을까? 나는 사회의 총체적인 변화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자본에 의한 과잉생산과 거기에 맞춰진 소비욕망, 인간과 자연에 대한 착.. 2020. 8. 24.
갈등이 실종된 사회와 인종주의 우리는 종종 언론을 통해 한국의 사회적 갈등이 극에 달했다는 표현들을 보게 된다. 온라인 상의 여론이나 언론들이 전하는 사실만 접하면 한국은 이미 내전적 상황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일상에서 우리는 갈등보다 철저히 갈등이 억제된 세상을 접하게 된다. 노골적인 갈등과 적대보다 한숨과 불평, 인내와 억압이 더 익숙한 모습이다. 물론 갈등이 더 높은 차원에서, 의회정치나 담론 차원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 가끔 범죄적으로 돌출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갈등이 일상화된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BLM 시위에서 볼 수 있는 미국의 인종갈등이나 노란조끼 시위에서 드러난 프랑스의 계급갈등에 비하면 한국은 상당히 조용한 나라로 보인다. 그렇다면 한국은 갈등이 적은 사회인걸까? 한국 사회.. 2020. 8.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