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 쓰기

너무 더워서 일이 하기 싫어서 아무 생각이나 하다보니

YH51 2024. 8. 6. 17:17

너무 더워서 일이 하기 싫어서 아무 생각이나 하다보니

나는 어렸을 때 ‘파업’이 소풍인줄 알았다. 우리집은 내가 어렸을 때 어린이집을 했는데, 근처에는 만도기계 사택 격인 한라아파트(어느 순간 만도 아파트가 됨)가 있었다. 여름이었던 것 같은데, 어느 날부터 당분간 친구(형, 누나일수도...)들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파업 때문에 아빠들이 일을 안나가서 나올 필요가 없다는 것이었다. 가족끼리 바다에 놀러 가기로 했다고 나에게 엄청 자랑을 했었다. 그래서 왜 우리집은 파업을 안하냐고 물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그 아파트에 사는 친구들은 내 기억에 꽤 오랫동안 돌아오지 않았다. 그러다 돌아와서 자기 몰래 아빠와 아빠 친구들끼리 바다에 놀러갔다가 해파리에 쏘여 여러명이 병원에 입원했다고 했다.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당시가 시점상 IMF 전후이니 아마 그들의 아빠들은 정리해고 저지 파업을 했을 것이고, 병원에 입원한 것은 경찰에게 맞아 입원한 것이 아닐까 싶다.

여하간 그 아파트에 살던, 우리가 ‘한입만’이라고 놀리던 한준만이라는 친구가 있었는데 어떻게 지내려나. 사실 그 친구보다 그 친구 아버지는 여전히 금속 조합원인지, 정년 했는지가 더 궁금한 것일수도.

그리고 마지막 TMI로 파업의 ‘파’자가 ‘깨뜨릴 파’일줄 알았는데 찾아보니 ‘마칠 파’이더라.